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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6단체 “기업이 생산한 국가 R&D 데이터는 등록·공개 대상에서 제외해야” - ‘국가 R&D 데이터 공개 의무 법률안’에 “기술유출, R&D 참여 저해 우려 등 기업 의견” 건의 - 상의조사 결과, 기업 10곳 중 8곳 “국가 R&D 수행 과정과 결과물에 기업의 중요 기밀 포함” - 기업 우려사항은 ①기업기밀 노출 ②해외 기술유출 ③특허권 확보 어려움 ④계약관계 위반 順 - 상의 “데이터 활용 촉진 필요하지만 치열한 기술경쟁 속 기밀 유출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대한상의 등 경제6단체가 국가 R&D 연구데이터의 등록 및 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국가연구데이터법 제정안 관련해 기술 유출, 사업화 기회 축소 등이 우려되는 만큼 기업이 참여하는 국가 연구개발과제는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현재 국회 과방위에서 논의 중인 ‘국가연구데이터 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건의서를 국회와 정부에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연구데이터 공개를 규정하는 3개의 법안(복기왕·박충권·황정아 의원안)이 계류 중이다. 지난 11월 28일 열린 과방위 소위에서는 3개 발의안을 통합한 제정안이 논의됐으며, 기업이 수행하는 연구개발과제 중 정부 지원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연구데이터를 통합플랫폼에 등록·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서 연구데이터란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연구 수행 과정의 실험, 관찰, 조사, 분석 등 중간결과물까지 포함된 개념이다.
경제계 “핵심 기술 유출, 사업화 기회 침해, 국가 R&D 참여 저해 등 우려”
경제계는 건의서에서 “국가연구데이터 통합 관리 및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정안 취지에 공감하고, 기초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면서도 “기업이 수행하는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데이터가 공개될 경우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과 사업 기회가 침해받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기업들의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국가 산업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우리나라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건수는 검찰 송치 건수 기준으로 2021년 9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해마다 증가했으며, 유출의 방법도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건의서는 "현재 연구데이터의 공개 예외 대상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신기술, 신소재나 미세한 공정 개선 등을 시험하고 개발하는 R&D 특성상 예외 범위를 사전에 규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연구결과 중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범위만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해외사례와 비교해도 현재의 입법안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건의서는 “미국과 EU, 일본의 국가 연구개발 데이터 공개 규정을 보면, 연구데이터 공개 대상이 논문 등 학술 출판물 중심이거나 상업적 활용 또는 연구책임자의 결정에 따라 비공개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국들은 하나의 법으로 모든 공개 의무를 규정하지 않고 국가 연구개발 운영기관의 사업규정 등 상대적으로 유연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10곳 중 8곳 “국가 R&D 과정에 중요 기업기밀 포함”.. 68% “국가 R&D 참여 축소될 것”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을 통해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 경험이 있는 29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구과제 수행 과정에 기업의 중요정보가 많이 활용되고 있었으며, 연구 산출물을 공개할 경우, 사업 참여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수행한 국가 연구개발과제에 기업의 핵심 영업비밀, 경영전략 등 중요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9.6%가 “유출시 피해가 우려되는 중요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응답했다. 16.7%의 기업은 “공개 가능한 정보들 위주로 포함됐다”고 답했고, “중요 정보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기업은 3.7%였다.

연구데이터 등록 및 공개 의무화는 향후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데이터 공개가 의무화될 경우, 향후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참여의향을 물어보니, 응답기업의 65.7%는 “참여하지만 예전에 비해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고, 2.0%의 기업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공개 의무와 관계없이 참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32.3%였다.
연구데이터 공개로 가장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 기업들은 ‘기술정보 및 영업비밀 노출’(5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요 기술 및 정보의 해외 유출 위험’(38.9%), ‘특허권 확보 어려움’(34.5%), ‘거래관계에서 비밀유지계약 위반 가능성’(28.5%)도 주요 우려사항으로 꼽혔고, ‘연구데이터의 상업적 가치 감소’(17.9%), ‘연구데이터 등록·공개에 따른 행정 부담’(11.1%) 등의 의견도 있었다.
경제계는 이러한 우려를 감안해 기업이 수행한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연구데이터는 등록과 공개 의무 적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할 것을 건의했다. 일괄 제외가 어려울 경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한 데이터에 한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AI 시대에 데이터 축적 및 활용은 중요한 의제지만 기업 R&D 데이터의 경쟁자산적 성격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를 통한 기술혁신과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 목표가 훼손되지 않도록 공공 R&D로 생산된 연구데이터 수집 및 공개 의무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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